2009년 10월 28일 수요일

바보 아내의 사랑

한 부부가 있었습니다. 별 탈 없이 수십년을 함께 잘 살아온 평범한 부부입니다. 다만 한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부인이 보통의 사람들과 약간 달랐던 모양입니다. 생각과 행동이 조금씩 모자라는 사람이었지요.

 

한 번은 남편이 볼일이 있어 꽤 여러 날 집을 비웠답니다. 그 사이 이웃에 무슨 좋은 일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떡을 돌렸다는군요. 부인은 별 것 아니지만 그 떡을 혼자 먹을 수 없어 남편이 올때까지 단단히 보관을 해 두었습니다. 사랑하는 남편이 돌아오면 함께 오손도손 먹을 생각이었지요.

 

그런데 이 부인이 어떤 사람입니까? 조금 빠지는 사람이었죠. 남편 생각에 잘 보관한다고 한 것이 제법 더운 날씨에 아랫목 이불 속에 떡을 꽁꽁 싸매서 넣어두었던 것이죠. 안타깝게도 남편이 돌아왔을 때 그 떡은 이미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사람의 부인이 다소 모자라는 건 이미 동네 사람이라면 다 아는 일인지라 그의 온전치 못한 행동들은 종종 동네 사람들의 술안주거리가 되곤 했죠. 이번 일도 곧 소문이 퍼져 나갔고, 할 일 없는 사람들의 좋은 안주거리가 되었습니다.

 

마침 그 남자도 참석했던 어느 술자리에서 여느 때처럼 사람들은 그를 놀려댔습니다.

"그래 그 떡은 잘 자셨는가?"

"어때? 먹을만 하던가?"

"하하하 " ......

평소 마음씨 좋고 그들이 이러는게 하루이틀이 아닌지라 잘 참아 왔던 그이지만, 그날은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버럭 화를 내며 한 마디 했습니다.

"그래. 내 마누라는 바보다. 그런데 니들 그 잘난 마누라가 니들이 어디 오래 나갔다 오면 콩 반쪽 남겨놨다 주더냐?"

이 한 마디에 아무도 대답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 큰아버지께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동네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더군요.

댓글 22개:

  1. 누가 바본지 모르겠네요ㅎㅎ

    정작 자기들이 어디쯤 있는지 잘 못보는 사람들

    생각보다 많더라구요.

    그럴바에 바보라 하더라도 중심 잘 잡는 사람이

    되는게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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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현명한 것과 영특함,

    진정한 것과 거짓됨을 판단하기가

    어려워진 세상이 된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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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판도라 - 2009/10/28 11:39
    바보 눈에는 바보만 보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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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pennpenn - 2009/10/28 15:42
    진실한 아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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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Phoebe - 2009/10/28 23:15
    어리석은 우리 눈엔 진실한 것이 잘 보이지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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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참 사랑스러운 아내에 현명한

    남편이군요.

    이런 따뜻한 사랑이 많이 필요한 세상입니다.

    마음 따뜻한 실화로 하루를 이쁘게 시작하여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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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표고아빠 - 2009/10/29 08:37
    어서오세요~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고 진실하니 그 두분은 세상에 크게 부족할게 없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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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어떤 삶에도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즐거운 주말 시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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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짧은 이야기지만 많은 것을 생각케 하네요..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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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깜신 - 2009/10/31 11:47
    그래서 어려운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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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까시 - 2009/11/01 08:36
    날씨가 갑자기 확 추워졌네요.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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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소중함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많지요.

    생각하게 하는 글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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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저녁노을 - 2009/11/02 21:28
    정말 중요한 것을 알아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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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이게 과연 놀림거리가 될수있었는지..정말 웃기네요.. 이런 이야기를 직접들었다면..차라리..생각이 모자라도 자기남편은 잘챙기네..이런식으로 나오는게 정상이였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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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그분 마음이 너무 이쁘네요. ^^

    역시 남편분도 그 마음을 알아보시고...

    천생연분이세요.



    전 내영혼의 아침밥상이라 합니다.

    저희 집 오실땐 nae0a.com으로 와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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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뽀글 - 2009/11/04 14:32
    안타깝지만 그게 세상의 일반적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

    남을 인정하고 좋은 면을 함께 나누며 기쁨을 찾기 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남을 공격하고 깔아뭉개는데서 즐거움을 얻는 모습을 더 쉽게 보게 되더군요.

    못난 그들에게 그 내외는 언뜻 보기에 자신들보다 더 못나보이니 매우 좋은 공격대상이었겠지요. 이것이 똑똑하다는 우리의 어리석은 참 모습이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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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내영아 - 2009/11/05 00:23
    어서오세요. 종종 방문을 하고는 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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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아름다운 아내, 아름다운 남편입니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각별한 애정이 아름답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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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따뜻한 카리스마 - 2009/11/05 07:19
    진정 마음이 하나인 부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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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진정한 부부 간의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마을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니 더욱 감동으로 다가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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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trackback from: 빼빼로데이 이제는 가래떡 데이로 바꾸는 것은 어떨까?
    발렌타인데이에 초코렛을 주는 것과 화이트데이에 사탕을 주는것이야 내가 아주 어린시절부터 알게 모르게 지내게된 문화라면 빼빼로 데이에 빼빼로를 주는 문화는 내가 학창 시절 생겨났다. 롯데제과 홈페이지에 따른 그 발생과정을 보면 이러하다. http://www.pepero.co.kr/pepero/culture/culture.jsp 빼빼로 데이는 1994년 부터 부산지역 여중생들이 날씬하게 이쁘게 크자는 의미에서 서로 주고 받았다고 한다. 어디까지나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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