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부가 있었습니다. 별 탈 없이 수십년을 함께 잘 살아온 평범한 부부입니다. 다만 한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부인이 보통의 사람들과 약간 달랐던 모양입니다. 생각과 행동이 조금씩 모자라는 사람이었지요.
한 번은 남편이 볼일이 있어 꽤 여러 날 집을 비웠답니다. 그 사이 이웃에 무슨 좋은 일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떡을 돌렸다는군요. 부인은 별 것 아니지만 그 떡을 혼자 먹을 수 없어 남편이 올때까지 단단히 보관을 해 두었습니다. 사랑하는 남편이 돌아오면 함께 오손도손 먹을 생각이었지요.
그런데 이 부인이 어떤 사람입니까? 조금 빠지는 사람이었죠. 남편 생각에 잘 보관한다고 한 것이 제법 더운 날씨에 아랫목 이불 속에 떡을 꽁꽁 싸매서 넣어두었던 것이죠. 안타깝게도 남편이 돌아왔을 때 그 떡은 이미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사람의 부인이 다소 모자라는 건 이미 동네 사람이라면 다 아는 일인지라 그의 온전치 못한 행동들은 종종 동네 사람들의 술안주거리가 되곤 했죠. 이번 일도 곧 소문이 퍼져 나갔고, 할 일 없는 사람들의 좋은 안주거리가 되었습니다.
마침 그 남자도 참석했던 어느 술자리에서 여느 때처럼 사람들은 그를 놀려댔습니다.
"그래 그 떡은 잘 자셨는가?"
"어때? 먹을만 하던가?"
"하하하 " ......
평소 마음씨 좋고 그들이 이러는게 하루이틀이 아닌지라 잘 참아 왔던 그이지만, 그날은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버럭 화를 내며 한 마디 했습니다.
"그래. 내 마누라는 바보다. 그런데 니들 그 잘난 마누라가 니들이 어디 오래 나갔다 오면 콩 반쪽 남겨놨다 주더냐?"
이 한 마디에 아무도 대답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 큰아버지께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동네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더군요.